2014 겨울 바다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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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겨울 바다 조행기

파랑이 0 2034
나는 처음 부흥호에서 낚시를 배웠다.

낚시를 시작한 지 한 2년 정도 지났다.
 
부흥호와 BDJ카페를 통해 처음 시작한 낚시...
 
낚시 줄 묶는 법도 모르고 어떤 낚시대를 사용해야 하는지도 몰라서 부흥호 사장님이 항상 채비를 다시 해주곤 했던 때가 어끄제 같은 데 벌써 2년이 지났다.
 
이젠 선상 우럭낚시와 먼바다 갈치 낚시, 그리고 좌대낚시를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됐다.
 
겨울은 낚시하기엔 혹독한 계절이다.
 
이번 겨울에 난 낚시를 4번 갔다.
 
첫 번째는 송어 얼음축제... 방갈로 빌려서 애기랑 입장료 포함 15만원을 지불하고 채비, 미끼, 유인제 등등 5만원을 들여서 송어 한 마리도 못잡았다.
 
내 딸 7살짜리가 2마리를 잡은 게 다 이다. 이젠 나보다 애가 더 잘잡는다.
 
두 번째는 신진도항에서 침선 배낚시를 탔다. 배 값이 12만원, 우럭선상대가 있던 나는 전동릴이 없어서 빌려달라 했는데.. 꼭 낚시대와 세트로만 빌려준단다. 3만원 추가.. 미끼도 만원, 채비도 만원... 바늘도 만원.. 그래서 미리 다 준비해갔다. 어시장에 가서 꼴뚜기를 하루 삭혀서 갔다.
 
4시간을 배타고 깊은 바다 침선으로 갔다. 안나온다. 모든 배에서 안나온다. 이동, 또 안나온다. 드뎌 입질을 시작... 나만 4짜가 나왔다. 역시 삭힌 꼴뚜기.. 다시 이동 역시 또 나만 나왔다... 하도 안나오니 다시 이동...
파도가 얼마나 강한 지 몇몇은 멀미로 낚시를 포기하고 들어누웠다. 난 파도에 강하기에 전혀 문제 없지만 파도가 배에 부디칠 때 마다 물이 소구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샤워를 하게 된다. 개속되는 바닷물 샤워... 바닷물을 맞으니 신발이 다 젖고 손 발이 얼어온다.
 
여러 번 이동하고 드뎌 막 붙기 시작하는데... 3짜 만 간간히 나오고 대부분 2짜 애기만 나온다. 그날 조과는 내가 장원으로 18마리.. 그중 10마리가 2...
밖에 나와서 회뜨는데 2만원... 횟집 아주머니가... “침선이 아니라 내만권 갔다오셨어요?”라고 한다. 속상하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자연산 회는 참 부드럽다. 초밥용으론 딱이지만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울 아버지는 퍽퍽하다고 무슨 맛으로 먹냐고 한다.
 
  세 번째는 여수에서 갈치 배낚시를 탔다. 배 값이 23만원, 여긴 배에서 미끼도 주고, 음료도 주고, 컵라면도 준다. 단 채비는 만원, 바늘도 만원... 그래서 인터넷에서 싸게 샀다. 낮에 한라산이 보이고 개속 내려가서 밤이 되었다.
하루 종일 한 조과는... 20마리 정도... 그나마 내가 장원이다. 다른 사람중에 젤 많이 잡은 사람은 15마리... 대부분 13마리... 20마리중에 1마리만 4지이고 3마리만 3... 나머지는 2지짜리 풀치...
갈치 낚시 간다니까 여기저기 지인들이 달라는데... 큰일이다. 할 수 없이 갈치를 사기로 했다. 갈치 낚시 직원이 3명 탔는데... 그 중 2명치를 모아서 18만원에 주고 샀다. 비싸게 주고 산거 같긴 하지만 최고수 2명이 배 값 23만원짜리를 타고 하루종일 밤새도록 죽어라 한 값치고는 싸다.
 
마지막으론 부흥호... 123일 금요일 출조!! 솔직히 기대를 안하고 갔다. 3마리만 잡고 2만원어치 사가야지... 하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겨울이니까...
 
허허... 오랜만에 찌낚시를 해보니... 채비도 서툴고... 사간 꼴뚜기는 얼어서 녹지도 않고.. 하지만 수심도 안 맞추고 탱탱 얼은 꼴뚜기 끼워서 담궜더니 바로 찌가 쑥~~ !! 손맛 좋다. 선상 낚시는 손맛을 별루 못 느낀다. 전동릴로 하니까... 특히 갈치는...
 
4짜다. 침선에서도 구경하기 힘든 4짜다. 옆에 아저씨도 바로 입질을 하고 4짜를 올린다. 그 분은 또 올린다. 그리고 연속 3마리째... 인심이 좋으신지.. 생미끼 미꾸라지를 빌려주신다. 나도 미꾸라지를 달고 나니 찌가 쑥~~~ 잡았다.
 
미꾸라지로 개속 입질을 받는데.. 헛 입질이다. 기다려야 하는데 조급해서 챔질이 빨랐다. 완전히 빨고 들어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꼴뚜기는 작아서 조금만 찌를 빨고 들어가면 챔질하면 되지만..... 미꾸라지는 길어서 완전히 찌를 빨고 갈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개속 되는 입질.....
 
아침 입어 전까지 개속되는 입질로 6마리 정도 잡았다. 그 중에서 4짜가 3마리, 나머진 3... 이미 침선낚시의 조과를 넘은 듯.... 갑자기 왜 엄청난 돈을 들여서 파도 세례를 받으며 힘들게 침선낚시를 갔을까? 후회가 몰려온다. 부흥호에서 편히 앉아서 컵라면 끌여먹고 커피 먹으면서 경치를 구경하니 정말 낚시 할 만 하다.
 
아침 입어를 하니 폭풍 입질... 옆에 6명의 가족들이 오셨는데 정신 없이 올라온다. 6명의 가족들이 어찌나 사람들이 좋으신지.. 커피 타주시고 오뎅탕 주시고... 심지어 삼겹살까지 구워서 주신다. 맘 같아서는 잡은 물고기라도 주어야 하는데... 그 분들 어망엔 우럭들이 드글드글 거려서 줘도 안받을 듯 하다.
 
점심 입어 후 연속 4마리가 입질을 했다. 점심엔 입질이 약할 거 같아서 반유동채비에 좁쌀 봉돌을 달아 살짝 가라앉도록 했다. 그리고 가라앉으면 톡톡 쳐서 올리고 그것을 반복...
오후 2시 쯤 벌써 15마리... 2짜는 잡아서 걍 나눴다. 원래는 18마리 정도 잡았다. 오후 3시 쯤 되면 다시 간조에서 만조가 되어서 더 입질이 있을 듯하지만 나보다 대부분 많이 잡으신 지라 모두들 철수를 하신단다. 나도 철수를 하기로 했다.
 
인심 좋은 부흥호 이모님... 꽁짜로 회 다 떠주시고... 너무 즐겁고 편하게 엄청난 조과를 가지고 집에 돌아가니 발길이 가볍다.
 
겨울에도 부흥호가 젤 인 듯 하다.